외환위기 이후 과감한 구조조정을 거쳤다는 평가도 받았고 주가도 탄탄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반기(半期)도 채 지나지 않아 “종합주가지수가 네 자릿수로 올라서려면 금융업종이 바로 서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선임연구위원은 8일 “삼성전자가 89년 4월1일 4만900원에서 30만원대로 10배 가까이 오르는 동안 금융업종은 3분의 1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10년 동안 주가지수가 500∼1000포인트의 박스권을 맴돌 동안 전기전자업종과 일부 제조업은 전 저점을 높여가며 지수가 오르는 데 기여했지만 금융업종은 오히려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것.
굿모닝증권이 90년 1월4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 가운데 30개 제조업 종목을 선정해 미국의 다우존스지수 산출 방식으로 ‘한국 증시의 다우30지수’를 계산해 봤더니 9월30일 현재 지수는 2,007.09에 이르렀다.
그러나 은행 보험 증권으로 꾸려진 금융업종의 지수는 252.02에 머물렀다.
정 연구위원은 “미국이 월드컴 등 부실기업을 재빠르게 파산시키고 증시에서 퇴출시킨 것과 달리 우리는 대우차 하이닉스반도체 등 부실기업의 처리가 정책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한동안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산업은행과 현대상선 문제의 본질은 금융을 멍들게 하는 구시대적 행태가 지금도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금융업종의 발전 없이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는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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