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주말시대]서울시내 이색 라이브바 3곳

  • 입력 2002년 10월 10일 16시 07분


서울 논현동 라이브 인 문화강국의 스테이지.-신석교기자-
서울 논현동 라이브 인 문화강국의 스테이지.-신석교기자-

《최근 몇년 동안 세련된 인테리어와 다양한 수입 주류를 내세운 ‘바’의 인기가 계속됐다. 그러나 추억을 그리워하는 30, 40대들은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라이브바는 이런 갈증을 해소해 주는 공간. 우선 편안하고 고급스럽다. 게다가 팝, 인디, 재즈 등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생음악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홍익대 앞 라이브 바에서 헤드뱅잉을 하기는 쑥스럽고, 경기도 미사리 카페촌의 라이브 포크송 공연을 찾기는 아직 젊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서울 시내 이색 라이브바 3곳을 소개한다.》

●오아이오(O.I.O): 팝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 LG아트센터 옆 로뎀코 빌딩 지하1층에 7월 문을 열었다. 200평. 중앙에는 라이브 공연 무대가 있고, 그 앞쪽에는 춤추기를 원하는 손님들을 위한 넉넉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키스레브(KISLEV)’라는 필리핀 출신 7인조 밴드가 월∼토요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공연한다. 그룹 들국화의 전 멤버이자 공연기획자인 최성원씨(48)가 이곳의 공동대표로 음악을 총괄하고 있다.

최성원 대표는 “30, 40대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팝음악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 스티비 원더의 ‘아이 저스트 콜드 투 세이 아이 러브 유’ 등 1970년대∼1990년대 음악이 주종을 이룬다.

가수 전인권 이승철 이은미 김완선,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 영화배우 최민식 설경구 등이 단골. 이들은 손님의 요구로 가끔 무대에 직접 서기도 한다.

스페셜햄과 치즈(3만5000원), 스위트 칠리소스와 치킨 프라이드(3만2000원) 등의 안주는 캘리포니아산 와인인 웬티 샤도네이와 곁들이기에 좋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반까지 마파두부 덮밥(5500원), 딤섬세트메뉴(6000원) 등 점심식사도 제공된다.

오아이오(O.I.O)라는 상호는 팝송 코러스에 흔히 붙여지는 감탄사 발음에서 딴 것. 밤 11시쯤 들르면 상당수 손님이 일어서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영업시간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02-501-1838

●라이브인 문화강국: 인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노보텔앰배서더강남 바로 건너편 거평타운 B동 지하1층에 5월 개장했다.

월∼금요일 오후 8시반과 10시 두차례 라이브 공연이 있다. 아직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력있는 음악인들이 포크, 록, 하드코어 등의 인디음악을 선보인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극동정유 이사와 월마트 상무 등을 지낸 이상구 사장(57)은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추구하는 돈 없는 음악인들을 장려하고 인디음악을 활성화하기 위해 바를 열었다”고 밝힌다.

유명 가수의 창법으로 남의 노래 따라부르기를 거부하는 젊은 음악인과 과거 민중가요를 불렀던 가수들이 출연진. 이곳은 음향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바 내부(170평)에 흡음장치를 특별제작했으며, 공연 중에는 출입문을 닫는다.

4일 기자가 찾아갔을 때는 ‘프리다칼로’라는 4인조 하드록 밴드와 그룹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의 전 멤버인 문진오씨가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넥타이 차림의 30, 40대 전문직 손님들은 국산 맥주(6000원)와 모듬소시지(3만원) 등을 시켜놓고 음악을 감상했다.

한편 라이브인 문화강국은 인터넷 사이트(www.sorigol.co.kr)를 통해 다양한 인디음악을 제공하고 있다. 주말에는 인디음악 관련 동호회나 음악인들에게 대관한다(대관료 50만원). 영업시간은 오후 7시부터 밤 12시까지. 02-3444-1741

●클럽 에반스(club EVANS):재즈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부근 극동방송 건너편 골목 안쪽 희복빌딩 지하1층에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40평 내부에는 재즈 뮤지션이 공연을 펼치는 무대와 손님 좌석간의 간격이 불과 1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아 아늑하고 친근하다.

홍세존 사장(40)은 김수열퀸텟 등에서 활동한 현직 베이시스트. 기자가 찾아간 3일에는 홍 사장이 직접 이끄는 ‘에반스 프로젝트’가 디지 길레스피(트럼펫)의 미디엄 스윙 재즈곡인 ‘하우 하이 더 문(How High The Moon)’을 흥겹게 연주하고 있었다.

손님 이근철씨(37·EBS ‘서바이벌 잉글리시’ 진행자)는 이날 외국인 친구 로버트 아널드(31)와 동행했다. 취미로 트럼펫을 연주한다는 이씨는 “격식없이 편안하게 재즈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 가장 재즈스러운 곳”이라고 평했다.

WAVE, 정말로, 이영경 트리오, 양산박, bird, 김수열퀸텟, taste of jazz 등이 출연한다.

기네스, 산미겔 등 수입 맥주(1만원), 스크루 드라이버 등의 칵테일(6000원), 무알코올 음료(4000원), 나초치즈와 베이컨(7000원), 과일모듬(1만2000원) 등이 메뉴. 뮤지션 지원금이라는 이름의 입장료(3000원)를 따로 받는다.

클럽 에반스라는 상호는 홍 사장이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를 흠모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영업은 오후 6시반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공연은 매일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02-3141-0626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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