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한국의 차문화´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7시 47분


◇한국의 차문화/이귀례 지음/208쪽 3만원 열화당

“차를 끓여 마시면 귀·코·눈·입·마음의 오관(五官)이 즐겁고, 행동 뿐 아니라 생각에도 그릇됨이 없게 된다”

고려말 학자 이색(李穡)의 말에서 우리 선조들의 차에 대한 견해를 짐작할 수 있다. 젊은 세대는 차보다 간편한 커피를 선호하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차는 여전히 기호품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료다.

동학운동을 했던 할아버지로부터 행다법(行茶法)을 배운 저자는 한국의 차 맛이 세계 제일이라는 전제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리 강토는 양질의 차가 생육할 수 있는 천혜의 토양과 기후를 갖고 있다. 차는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하고 사질(沙質) 토양이어야 좋은 맛이 나는데, 그러한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중국 문헌에 나타난 ‘세계 최초의 차인(茶人)은 신농씨(神農氏)’라는 구절을 저자는 ‘신농씨는 우리의 옛 조상인 동이족(東夷族)을 일컫는 말’이라고 받는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차를 즐겼던 민족은 우리라는 것. ‘차는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며, 다도(茶道)는 일본의 문화’로 알고있는 세간의 통념과는 사뭇 다른 견해다.

우리 민족의 차 문화와 전통 다례(茶禮)에 대한 재조명도 이 책의 미덕. 선비차 등을 내는 방법도 사진과 함께 상세히 설명해 전통 차문화를 알고자하는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원효대사, 진각국사, 이규보, 김시습, 정약용 등 옛 다인(茶人)들의 차 생활이 다시(茶詩)와 함께 소개된 것도 재미를 더한다. 책 말미에는 일상 생활에서 잘못 알기 쉬운 절 예법을 설명했다.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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