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조선거상 12명의 상술과 삶 '조선최강상인'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7시 59분


□조선최강상인(총3권) / 이용선 지음 / 각권 420쪽 내외 각권 1만2000원 동서문화사

조선시대 떠돌이 보부상과 저잣거리의 장사치들은 질퍽한 장바닥에서 세상 이치를 익혔다. 이 ‘장사꾼’들에게 ‘상도(商道)’란 유일한 ‘길’이자 신념이었다. 돈을 벌 줄도, 쓸 줄도 알았던 이들 삶의 역정은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뛰어 넘는다.

근대민족생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해상무역왕 최준봉, 근대공업을 이끈 이용익, 인삼 황금 교역의 거장 임상옥을 ‘조선의 3대 CEO’로 규정한다. 이들을 비롯해 근대화 기업의 선구자 김익승, 금융왕 조병택, 원산 소금왕 김두원 등 ‘조선최강상인’ 12명의 상술(商術)과 삶을 소설로 엮어 냈다.

최준봉은 극동 러시아의 얼어붙은 항국에 직접 정크선을 몰고 드나들기 시작해 후에는 수천 톤급 상선을 경영하는 무역왕이 됐다. 그는 “세상의 큰 흐름을 아는 것이 장사의 요체다. 그 흐름을 모르면 남보다 뒤처지게 마련이다. 난세에 때만 기다리는 것은 흐름을 잡아 결단을 내리는 것만 못하다. 어려운 일들이 의외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짐은 현실을 바로 파악하고 순발력있게 적응을 잘해 나갔기 때문”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폐광에서 노다지를 캐내는 ‘조선최강상인’들의 지략과 처세, ‘우국충정(憂國衷情)’은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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