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투기지역 실거래가 과세 및 고급주택 범위 확대 방침이 발표된 이후 서울 강남 지역에서는 매물(賣物)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시장은 9·4 부동산대책으로 오름세가 이미 한풀 꺾인 상태여서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3일 "10·11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전국의 모든 주택을 실거래가로 과세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국세청이 내놓았다"면서 "실거래가 과세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의 부동산 등기자료를 매일 전산 통보받는 등 국세청이 충분한 부동산거래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해, 행정력 부족이나 비리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양도세는 1982년 이전까지 실거래가로 과세했으나 행정력 부족과 함께 일부 세무공무원들이 돈을 받고 실거래가를 낮춰주는 등의 문제가 발생, 83년 이후 '기준시가 과세' 원칙으로 전환했다. 다만 고급주택, 1년 이내 단기 양도, 미등기 양도, 허위계약서 작성, 자진신고 등의 사례에 대해서만 실거래가로 세금을 물렸다.
정부는 9·4, 10·11 대책을 통해 1가구3주택 이상과 투기지역 부동산을 실거래가 과세대상으로 추가한데 이어 실거래가가 적용되는 고급(고가)주택의 범위를 크게 늘렸다.
아파트의 기준시가는 보통 실거래가의 70∼80% 수준이기 때문에 실거래가로 과세를 하면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한편 재경부는 10·11 후속대책으로 투기지역에서는 모든 부동산 구입자들을 대상으로 구입가격을 확인조사하고 아파트 기준시가 고시횟수도 연간 1차례에서 2차례로 늘리는 방안 등에 대해 국세청과 협의할 계획이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