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욱 UBS워버그증권 지점장은 7일 “170명의 좌석을 준비했는데 기관투자가 몇몇은 뒷자리에 서있을 만큼 성황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로 네번째인 이 콘퍼런스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게 있다면 외국계 기관투자가가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것입니다.
워버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엔 ‘9·11 테러’ 직후여서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참석이 저조했지만 2000년엔 약 150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올해엔 60여명밖에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본사에서 한국으로 출장보내는 비용마저도 부담스러워 꺼린다는 것이니 미국 월가의 분위기가 얼마나 썰렁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콘퍼런스의 의미를 “한국에서 이런 콘퍼런스를 해야 외화벌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여전히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소외감’이었습니다. 기업들이 기관투자가만을 대상으로 IR를 한 것인 만큼 일반 투자자나 언론에는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은 공정공시제도가 시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반박할 수도 없었습니다.
워버그측에서도 난처한 듯 “해당 기업들이 일반에 자료를 공개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투자자들도 자신들이 어떤 회사에 투자하는지 비공개가 원칙이니 당연히 공개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니 저희인들 어쩌겠습니까”라고 말하더군요.
왜 정보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공정공시제도 도입을 주장하는지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공정공시제도가 도입되면 기업설명회는 어떻게 바뀔까요. 기대됩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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