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함봉실 “이제 이봉주 차례입네다”

  • 입력 2002년 10월 13일 17시 47분


“이제 이봉주 선수가 일을 내야지요.”

아시아경기 여자마라톤 북한 첫 우승의 주인공인 함봉실은 “통일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내일은 이봉주가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봉실은 13일 북한의 동료 선수들이 혈서로 ‘대담’과 ‘투지’라고 쓴 천 조각을 손목에 묶고 달렸다.

다음은 함봉실과 일문일답.

-우승을 예상했나.

“일본 선수들이 가장 무서운 적수라고 생각했다. 중반까지 줄곧 뒤에서 따라간 것은 나보다 최고기록이 3분정도 앞서 있는 다른 선수이 얼마나 지쳤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길 수 있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우승까지 해낸 것같다.”

-막판에 힘들어하는 것 같았는데…

“마지막 경사를 오르면서 39㎞ 지점에서 힘들었다. 양념이 많이 든 선수촌 음식이 맞지 않았는지 그동안 소화장애 때문에 애를 먹었다. 또 뛰는 도중 물을 마신 게 얹힌 것같다. 41㎞ 지점에서 토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남쪽에서 달린 기분은…

“부산에 도착할 때부터 따뜻하게 맞아준 데 감사한다. 오늘도 남측 동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남북이 빨리 하나의 강토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봉주가 내일 남자마라톤에서 뛰는데…

“오늘 나는 조국 통일을 기원하며 달렸다. 이같은 민족의 염원을 담아 내일 이봉주 선수가 우승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부산〓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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