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아경기대회 여자마라톤에서 아깝게 4위를 차지해 메달을 놓친 오미자(32·익산시청·사진)는 레이스를 마친뒤 남편 박한규씨(32·이리여고 육상코치)와 함께 곧장 익산으로 떠났다. 빨리 부산을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이번에 메달을 딴뒤 명예롭게 은퇴해 2세를 가질 계획이었는데….
오미자는 96, 98동아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국내에선 최강을 자랑하고 있다. 올 동아마라톤에서도 2위를 했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96애틀랜타올림픽(30위)과 2000시드니올림픽(34위)에 연거푸 출전했지만 번번이 무너졌다. 이번이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에 죽을 힘을 다했으나 다시 4위에 그치고 말았다.
그는 이제 은퇴할 나이. 그러나 이대로 물러서면 평생 한이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은퇴를 미루기로 했다. 오미자는 “1년 동안 국내대회를 뛰면서 몸상태를 지켜본뒤 내년 파리선수권대회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입술을 깨무는 아내를 옆에서 지켜보는 남편 박씨는 위로의 말도 잊은 채 그저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부산〓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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