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바닥일까.’ ‘무엇을 보고 반등을 점칠까.’
폭락한 주식시장에서 누구나 갖는 물음이다.
정답은 없다. 단, 증시 전문가들은 저마다 주의 깊게 보는 증시 변동의 지표를 갖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증시가 바닥에 다가섰지만 아직은…’이라는 판단이 우세하다.
▽미국 옵션변동성지수〓신영증권 장득수 리서치센터부장은 요즘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옵션변동성지수(VIX)를 꼼꼼히 살핀다. 이는 주가가 출렁이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
장 부장은 “지수가 50을 넘으면 투자자의 불안감이 매우 높아 주식 투매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때가 바닥이며 주식을 사도 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증시 향방에 따라 한국 증시가 움직일 때는 이 지수가 유용하다”고 설명했다.11일 VIX는 46.29. 최근 한 주 동안 40∼50을 나타냈다. 이 지수로만 살펴보면 아직 완전한 바닥은 아닌 셈. 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 홈페이지(www.cboe.com)에서 살펴볼 수 있다.
▽순환매도 완료는 반등 조건〓동원증권 강성모 투자분석팀장은 “순환 매도가 끝나면 반등의 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9월부터 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은 ‘카드주→금융주→현대차, LG전자 등 옐로칩→유통주’ 등의 순서를 밟아왔다. 강 팀장은 “최근 태평양 롯데칠성 금강고려 등 웬만해선 떨어지지 않는 주식까지 하락해 순환 매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마지막으로 삼성전자가 일정 폭 이상 떨어지면 순환매도가 끝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낙폭이 작아 아직 순환매도가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 삼성전자의 추가 하락이 증시 반등의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프레드와 PBR는 장기 지표〓장단기 금리 차이(스프레드),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수치), 기업가치(Firm Value) 등은 중장기 주가 반등의 지표이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장단기 금리 차이를 주가 변화의 지표로 판단한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장기)와 콜금리(단기)의 차이를 생각하면 된다. 장기금리가 높아지거나 단기금리가 떨어져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대세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기업이 장기적으로 경기회복을 예상해 장기자금 조달에 나서고 정부는 현재 경기가 나쁘다고 콜금리를 내릴 때 장단기 금리 차는 크게 벌어진다.
장인환 사장은 “아직 장단기 금리차가 1.1%포인트선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금리차가 줄었다가 다시 커질 때를 증시 반등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PBR와 기업가치(주식 시가총액을 세전 영업이익으로 나눈 수치)를 바닥권을 가늠하는 잣대로 추천했다.
그는 “시장평균 PBR가 0.7배 이하, 시장평균 기업가치가 5배 이하로 떨어지면 바닥권”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한국 증시는 PBR 0.7배, 기업가치 5배이다.
▽단기 변화는 20일 이격도〓굿모닝신한증권 홍성태 투자분석부장은 “단기 변동을 예측할 때는 20일 이격도(종합주가지수를 지수 20일 이동평균으로 나눈 수치)만한 지표가 없다”고 말했다. 20일 이격도가 90% 아래로 떨어지면 과매도를 나타낸다. 곧 주가가 반등한다는 얘기다. 11일 현재 20일 이격도는 87%선이다.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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