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는 10, 11일(이하 미국시간) 이틀간 561포인트(7.7%) 올라 2000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주에 5월 중순 이후 최대 폭인 6.2% 올랐다.
특히 두 지수 모두 거래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파죽의 상승세를 보인 점이 고무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경우 10월초 16억∼17억주에 그쳤던 하루 거래량이 지난주 꾸준히 증가하더니 10일 마침내 20억주를 넘어섰다.
미국 주가가 폭등한 것은 투자자들이 악재에 둔감한 대신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주에는 호재와 악재가 반반씩 나왔다. 거시지표인 소매판매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제너럴일렉트릭(GE)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고 리만브러더스는 IBM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투자자들은 이런 긍정적인 뉴스에 더 비중을 뒀다. 이런 태도는 투자자들이 ‘주가가 너무 많이 빠졌다’고 믿고 있는 상황에서 잘 나타난다.
이런 투자심리가 이어진다면 실적발표가 줄을 잇는 이번 주에도 미국 주가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씨티그룹 GM 인텔(15일), 포드 JP모건체이스 메릴린치 IBM(16일), 필립모리스 마이크로소프트(17일)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다.
한화투신운용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9월에 실적 예상치가 대폭 하향조정됐기 때문에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올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심리 호전이 곧바로 대세 반전으로 이어진다고 전망하기는 어렵다. 거시경제 지표들이 여전히 안 좋은데다 전쟁 가능성 등 불확실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주 말 미국 주가가 급반등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주가도 이번 주 주요기업들의 3·4분기 실적 발표가 예상외로 나쁘지만 않다면 단기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10월 들어 두드러졌던 ‘악성(惡性) 동조화’, 즉 미국 주가가 오를 때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다가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 더 떨어지는 양상도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외국인투자자들의 조심스러운 태도를 감안할 때 국내 주가가 미국 주가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전망한다.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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