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를 통해 남북교류가 한 단계 진전된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600명이 넘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모습을 현장에서 또는 보도를 통해 주시하며 그들이 의심할 바 없는 우리 민족임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개막식 때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 아래 단일복장으로 공동입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통일이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실감했다. 경기장에서는 남북 선수와 응원단이 대화를 나누며 조금씩 마음의 벽을 허물기도 했다. 아시아경기대회 규정에 따른 것이지만 경기장에서 인공기가 펄럭이고 북한 국가가 연주된 것도 당혹스러운 경험이었지만 남과 북의 거리를 좁히는 데는 기여했다.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은 진심으로 북한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고 북한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는 함께 기뻐했다. 우리가 같은 민족이며 언젠가는 함께 살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이 있었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아쉬움도 많다. 우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남북이 상대방을 향한 마음의 문을 활짝 열기를 기대했으나 그런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은 북측 선수의 경기 보도에만 집중했을 뿐 남측 선수들의 성적엔 침묵했다. 북한이 처음으로 남한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통 큰’ 변화를 했으면서 남한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외면하는 종래의 폐쇄적 보도태도를 고집한 것은 유감이다.
우리는 북한을 향해 가슴을 열었지만 북한은 선수단과 응원단에만 그런 모습을 알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식으로는 남북이 더 가깝게 다가서는 데 한계가 있다. 우리가 정성 들여 준비한 폐막식 행사나마 북한 주민에게 상세히 전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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