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파 '거사' 앞당기나…14일 회동 시기 논의

  • 입력 2002년 10월 13일 18시 25분


민주당 ‘대통령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가 내부 혼선으로 삐걱대는 가운데 당내 일부 의원들 사이에 ‘조기탈당 결행론’이 깊이 있게 논의되고 있어 이들의 탈당 여부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강성구(姜成求) 남궁석(南宮晳) 박병윤(朴炳潤) 의원 등 경기 남부권 의원들은 최근 “빠른 시일 내에 탈당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적절한 때에 ‘정몽준(鄭夢準) 신당’과 결합하자”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강 의원과 정몽준 의원측의 박범진(朴範珍) 전 의원이 11일 비공개 접촉을 가진 데 이어 14일 ‘탈당파’ 의원들이 회동해 탈당 결행 시기를 앞당기는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11일 만남에서 양측은 “민주당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정몽준 신당에 합류하는 것보다는 순수하고 중도적인 의원들이 먼저 탈당,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정몽준 신당과 명분을 갖고 제휴하자”는 방안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탈당에 동참할 의원이 과연 몇 명이나 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강 의원은 13일 “신중론도 적지 않지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데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은 “탈당 의원은 5명, 많아야 10명 안팎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탈당파들의 이 같은 행보와 달리 전반적인 민주당 내의 기류는 점차 신중론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노 후보의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은 당내 재야 인사들과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새벽 21’은 “11월 초까지 노 후보를 지원한 뒤 그래도 노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후보단일화에 나서자”는 논리를 펴고 나섰다.

전날 열린 수도권 의원들 골프모임에서도 정장선(鄭長善) 이종걸(李鍾杰) 의원 등이 “11월 초까지 지켜본 뒤 후보단일화에 나서는 것이 명분이 있다”고 주장하자 탈당파 의원들은 “그러면 단일화가 더 어려워진다”며 반대의견을 밝혀 논란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민주당 원외위원장 10여명은 정몽준 의원의 신당 발기인 대회가 열리는 16일경 탈당을 결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