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는 한국 코스닥시장에서 ‘미국 인터넷 기업’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1999년 이후 코스닥지수와 야후의 주가 그래프를 함께 그려놓으면 뭐가 뭔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그 모양이 비슷하다.
이처럼 한국 코스닥시장과 운명을 함께 하던 야후가 올 3·4분기(7∼9월) 실적 호전을 재료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
▽야후, 놀랄 만한 실적〓야후가 지난 주 발표한 3·4분기 실적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50% 증가했고 6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2890만달러 이익을 냈다.
실적 발표 이후 10, 11일 이틀 동안 야후 주가는 무려 43.04%가 올랐다. 덕분에 주초반 약세로 시작한 나스닥지수도 주말 반전에 성공해 주간 기준으로 6.19% 오르며 장을 마쳤다.
▽야후의 상징성〓야후는 코스닥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00년초 나스닥과 코스닥이 함께 거품을 겪을 때 나스닥에서 가장 먼저 휘청댄 것이 야후였고 투자자들은 이를 기술주 거품 붕괴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현재 한국 코스닥시장은 우량기업조차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가 넘을 정도로 수치상으로는 주가가 고평가된 상태. 당분간 ‘실적과 연결된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
따라서 코스닥의 사실상 유일한 희망은 투자심리 회복이다. 과거 코스닥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데 선봉 역할을 했던 야후의 최근 부활이 반가운 것도 이 때문이다.
▽기대 수준을 낮춰라〓야후 실적 호전은 3년 동안 주가 폭락을 거듭하던 인터넷 기업들이 서서히 수익 모델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을 뜻한다.
야후는 온라인 광고의 부진 속에서도 취업서비스 사이트인 핫잡스(Hot Jobs) 등록비와 가입비 등으로 이익을 냈다.
한국 코스닥에서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다음 네오위즈 등 포털사이트들이 아바타 판매 등을 계기로 올해부터 이익을 내고 있는 것. “수익구조를 찾은 기업들 위주로 주가 회복을 기대할 만하다”(LG투자증권 이왕상 애널리스트)는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
그러나 기대는 할 만하지만 기대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 야후건 코스닥이건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 흥분하기에는 아직도 양쪽 모두 주가가 고평가 상태이기 때문이다.
야후의 부활이 코스닥 회복에 희망적인 메시지인 것은 분명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양쪽 모두 수익구조를 얼마나 잘 발전시켜 장기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느냐’라는 지적이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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