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씨 “수연씨 병역 입막음用 5000만원 받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아들 정연(正淵) 수연(秀淵)씨의 병역면제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金大業)씨가 “3500만원을 받고 수연씨의 병역면제 과정에 직접 개입했고 그 후 ‘입막음용’으로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에게서 추가로 50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지난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뉴스위크 한국판 16일자에 따르면 김씨는 진정서에서 “89년 서울의 S호텔에서 ‘판사 어머니’로 불리는 사람과 수연씨를 직접 만나 3500만원을 받아 500만원을 내가 알선 대가로 갖고 3000만원을 국군창동병원 행정부장 최모씨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진정서에서 “수연씨의 병역면제 과정에 연루된 사람들은 91년 병무비리 사건으로 구속됐던 피부비뇨기과 의사 조모씨와 창동병원 외래과 선임하사 출신 김모씨, 전 창동병원 외래과장 이모씨와 행정부장 박모씨, 병무청 직원 온모씨 등”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뉴스위크 한국판에 따르면 김씨는 진정서에 첨부한 자술서에서 “2000년 4월 병역비리 군검 합동수사본부의 수사에 참여할 당시 한 여사를 직접 만나 ‘입막음용’으로 5000만원을 받았고 이 가운데 쓰고 남은 3000만원을 은행 계좌에 입금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검 관계자는 “김씨를 상대로 진정 내용을 조사하기 전까지 이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진정인 조사를 위해 소환 통보했으나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취재진은 김씨의 진정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김씨와 그의 변호인에게 수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편 대검 과학수사과는 김씨가 정연씨의 병역면제를 입증할 증거라며 검찰에 제출한 녹음테이프를 조사한 결과 테이프가 고의적으로 조작 또는 편집되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윤선(趙允旋) 한나라당 선대위 대변인은 뉴스위크의 김씨 진정서 보도와 관련해 “테이프 조작이 밝혀지니 물타기를 위한 제2의 조작극을 벌이고 있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