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속도감시 카메라 알려주는 '엔트랙' 서비스 불법

  • 입력 2002년 10월 16일 10시 02분


SK㈜가 자동 길안내 프로그램인 '엔트랙' 서비스에 무인속도감시 카메라의 존재 여부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부가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SK에 따르면 주행중 무인속도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장소에 이르면 '엔트랙' 단말기에서 "제한속도를 준수해주십시요"라고 운전자에게 주의를 줘 감속을 당부하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SK는 지난 4월부터 휴대폰을 이용해 '엔트랙'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조만간 출시할 차량 내장용 단말기에도 이 서비스를 부가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제공되면 경찰의 무인속도감시 카메라를 무용지물로 만들뿐더러 단속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는 사실상 과속을 조장할 우려마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엔트랙' 서비스는 위성항법기술(GPS)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자동차에 접목해 운전자에게 길안내 서비스, 실시간 교통정보, 원격차량 진단, 긴급상황 발생시 구조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첨단 텔레매틱스 서비스로, 현재 5만여명의 011 휴대폰 사용자가 이를 이용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초행길에 나서는 운전자나 길을 잘 모르는 초보운전자에게 원하는 목적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차량정체가 심한 지역을 먼저 알아내 우회로를 찾도록 도와준다.

또 주행중 최단거리의 주유소, 정비소, 은행, 유명음식점까지 검색이 가능해 위치설명은 물론 전화연결을 통한 예약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속방지용 무인속도감시 카메라의 존재 여부까지 알려주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엔트랙 서비스에서 간접적인 방법으로 무인속도감시 카메라의 존재 여부를 운전자에게 알려줘 단속을 피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로 대형사고를 불러일으킬 우려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SK는 "단말기를 통한 '엔트랙' 서비스는 현재 시범 운영 중으로 아직 소비자를 상대로 판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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