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원을 투자해 미용실을 내기로 하고 가게 간판 이름은 ‘예뻐지는 날’로 했다. 게임으로 하는 가상 개업이다. 기대와 달리 손님이 없어 적자를 내는 바람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광고 전단지까지 뿌렸지만 전망이 없었다. 그러다 남아도는 미용실 재료를 어떻게 처리할까 궁리하다 팔찌를 만들어 팔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예상대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손님의 취향에 맞게 주문 제작까지 해줬더니 투자자금의 3분의 2인 8만원을 벌 수 있었다.
한양은 “돈을 번다는 것이 정말 힘들었지만 최상의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점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생활 속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경제의 기본 개념을 배우는 경제교육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캠프형식으로 유료로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전문 사이트 등을 통해 무료로 운영하는 곳도 많다.
▽“경제에 일찍 눈을 떠라”〓어린이경제신문(www.econoi.com)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최초로 설립된 경제 전문지. 경제의 개념과 원리, 시사 경제를 비롯해 신문을 이용한 교육(NIE) 등 다양한 내용으로 꾸민다.
이 신문은 또 구청, 도서관, 학부모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2∼5시간짜리 경제교육을 실시한다. 그동안 경기 시곡중학교와 인천 화도진도서관, 서울 목동도서관, 동화를 읽는 어른들의 모임 등 여러 곳에서 교육을 실시했다. 이 달 26일에는 인천 남동구청에서 학부모 교육과 함께 어린이들에게 캐시 플로 게임, 부모와 아이가 함께 푸는 경제퀴즈대회 등 다양한 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부교실 등에서 교육을 문의(02-739-7942)하면 무료 교육도 해준다.
박원배 대표는 “이제 어린이도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 입장에서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며 “아이들이 교육을 받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국경제교육연구소(www.keeri.com)는 초등학생에게 CEO가 되는 데 필요한 자질, 소비, 기업가 정신, 국제감각 등을 익혀 건전한 경제인으로 크도록 돕는 ‘어린이 경제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주1회 1시간씩 전문교육을 받은 가정 방문 교사가 토론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3개월씩 1단계로 운영되며 캐시 플로 게임, 정보 모으기, 사업계획서 작성, 신용카드, 광고, 주식, 마케팅 등 경제 개념에 대한 이해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경제 마인드를 갖도록 한다는 것. 비용은 월 8만원.
캠프 이데일리(www.ecovi.co.kr)는 월 1회 무료경제교육을 실시한다. 최근에는 ‘경제야 놀자, 화폐야 놀자’라는 주제로 서울 종로구청에서 열렸다. 물물교환을 통해 경제의 시작인 화폐가 생기게 된 이유를 살펴보고 여행사, 미용실, 게임방 등 사업체를 골라 경영해 보면서 경제의 흐름을 배우는 보드게임도 인기다. 팀별로 기업체 3개를 경매로 사는 게임도 진행한다.
아이빛 연구소(www.ivitt.com)는 캠프 중심으로 경제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물물교환 단계에서부터 사업기획까지 다양한 경제경험을 한다. 방학 때 4박5일간의 캠프와 함께 주말캠프도 운영한다.
현재 경희여중과 경희여고에서 특별활동을 통해 격주에 2시간씩 교과서가 아니라 사업계획서를 써보는 등 다양한 경제활동을 경험한다.
이처럼 어린이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의 전문업체인 CES가 내년에 한국에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주의 사항〓경제교육이 중요하다고 해서 억지로 가르치려고 하면 안 된다. 어려운 경제용어를 쉽게 설명해줘야지 잘못하면 되레 싫증만 나게 할 우려가 있다.
특히 주식에 대한 설명을 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주식투자의 필요성과 효과 등을 잘 설명해야 한다. 자칫 투기성으로 큰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이해할 경우 비뚤어진 경제의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캠프로 강좌를 선택할 때는 시행 기관의 신뢰도, 강사 자질, 강좌내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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