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컨설팅회사인 베인&컴퍼니의 오릿 가디쉬 회장(사진)은 16일 ‘2002 세계지식포럼’(매일경제신문 주최)에서의 연설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의 가장 큰 특징으로 ‘불확실성’을 꼽았다. 광속으로 움직이는 현대 지식사회에서 경영환경의 ‘안개상황’은 심화된다는 것이다.
가디쉬 회장은 미국 포천 잡지 등에서 여러 차례 미국을 움직이는 여성 5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경제계 거물. 이날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포럼에 패널로 참석한 그는 “이런 시대에는 위기시와는 또 다른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전략컨설팅업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지혜와 경험을 들려줬다.
그는 기업의 위기상황이 ‘급성질병’이라면 불확실성은 비즈니스계의 ‘만성질병’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한국은 97년 외환위기 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해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코스닥이 바닥을 치고 중국이 기술 분야를 추월하기 시작하는 등 해결해야 할 장기 과제는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대에 요구되는 CEO의 조건으로 “유능한 사람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나머지는 과감히 없애 핵심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리케인의 강도 측정에 사용되는 항공기가 몸체를 가볍게 유지하기 위해 가장 좋은 엔진만 달고 나머지 부품은 모두 버리는 것처럼 경영에서도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무기’ 하나만 남기라는 것.
가디쉬 회장은 17세 때 이스라엘 육군에 입대해 육군참모총장실에서 근무한 뒤 이스라엘 히브루대(심리학)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최우등 졸업, 77년 베인&컴퍼니에 입사했다. 그녀는 입사 16년 만인 93년 최고경영자인 회장에 올랐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