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과 주식의 중간쯤에 있는, 예금보다 이자가 높고 주식보다는 안전한 재테크 수단은 없을까.
‘정기예금 같은 주식’이 실제로 있다. 많지는 않지만 한국 증시에도 연이율 10%짜리 정기 예금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종목이 있는 것.
▽세 가지 조건〓예금 같은 주식의 핵심은 배당. 매년 안정적인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변동성이 심한 주식을 정기예금처럼 만들어 준다.
물론 배당이 높다고 예금 같은 주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배당금을 받고 나니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거나 올해 배당금을 잔뜩 받았는데 내년에는 갑자기 배당을 안 하는 종목은 예금 같은 주식이 아니다.
첫째, 실적이 매년 안정적이고 규칙적이어야 한다. ‘올해 수익이 많이 나 배당을 많이 했지만 내년에는 어떨지 모른다’면 안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 현재의 주가가 저평가 상태여야 한다.
셋째, 주주들에게 장기적으로 이익을 돌려주려는 주주 중심의 경영철학이 있는 회사여야 한다.
▽신영증권우선주와 코메론〓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주요 펀드매니저의 포트폴리오에는 신영증권우선주가 수년째 빠지지 않고 꼭 들어 있다.
신영증권은 31년 연속 흑자에 31년 연속 배당을 한 회사. 이 회사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부터 무슨 일이 있어도 주당 1000원(액면가 5000원) 이상은 꼭 배당을 했다. 현재 주가가 1만1000원대이니 지금 주식을 사고 묻어둔다면 매년 투자 원금의 9%가 넘는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5000억원대 회사 자산을 국고채 위주로 투자하는 보수적 경영 덕에 실적의 안정성 면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 오랫동안 배당금을 받으러 투자하는 주식이니 1만4000원대 보통주보다는 배당률도 1% 높고 주가도 싼 우선주가 더 낫다는 평가.
줄자 시장 세계 1위인 코메론은 배당의 역사는 그리 깊지 않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소액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려는 적극성이 눈에 띈다.
올해 소액주주에게 주당 400원(액면가 500원)의 배당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중간배당으로 주당 200원을 주주에게 돌려줬다.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강동헌 사장의 적극적인 주주정책 의지. 강 사장은 “제도만 허용되면 분기별로 배당을 하겠다”고 나선다. 게다가 이 회사는 앞으로 30년 동안 지금 수준의 배당을 할 수 있을 만큼 막강한 현금 보유고를 자랑한다.
현재 주가는 4500원대. 이 가격에 투자한다면 매년 투자원금의 약 9%를 배당금으로 챙길 수 있다. 줄자 시장 장악력이 강해 실적도 대단히 안정적이다.
물론 두 종목의 약점도 있다. 주식 사기가 쉽지 않다는 점. 두 종목 투자자들 대부분이 매년 배당금 타는 재미로 주식을 5년 넘게 들고 있는 장기투자자들이다.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주가에 신경 쓰지 말고 매년 투자금액의 10%씩만 받아 챙긴다는 생각으로 5년 이상 투자하기에 가장 적합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우선주 주당 배당금 | |
연도 | 배당금(원) |
1997년 | 350 |
1998년 | 1,050 |
1999년 | 2,550 |
2000년 | 1,050 |
2001년 | 1,300 |
코메론 실적(단위:억원) | ||
연도 | 매출 | 순이익 |
1999년 | 154 | 21 |
2000년 | 215 | 47 |
2001년 | 224 | 50 |
2002년(추정) | 250 | 58 |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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