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선수촌에서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친해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리스트들이 요즘 주고받는 전화 내용은 포상금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똑같이 금메달을 땄지만 포상금은 천차만멸. 한마디로 ‘부익부 빈익빈’이다.
단체종목에선 야구가 1억원을 받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보따리를 풀었다. KBO는 감독 700만원, 코치 500만원, 선수에겐 300만원씩의 포상금을 전할 계획이다.
남녀 단체전에서만 금메달을 딴 양궁 선수들은 1인당 3백만원씩을 받았다. 양궁협회는 당초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들에게는 1000만원씩 주기로 했으나 남녀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놓치는 바람에 2000만원이 굳은 셈.
‘태풍의 눈’은 82년 뉴델리대회 이후 20년만에 기적같은 우승을 일궈낸 남자농구. “한국농구연맹(KBL) 고위간부가 월드컵축구 4강신화 포상금에 준하는 보너스를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소문이 갑자기 나돌아 남자농구 선수들은 물론 다른 종목 금메달리스트까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월드컵축구 대표선수들은 당시 1인당 3억원에 중형 승용차까지 받았었다. 이에 대해 KBL 김영기 부총재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우승하면 다른 종목보다 섭섭지 않게 보너스를 지급하자. 다만 비인기종목선수들을 자극하지 않게 액수는 나중에 정하자’고 결정했는데 어디서 그런 헛소문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난감해했다. KBL은 17일 이사회를 열어 포상금 액수를 결정할 예정.
가장 많은 포상금을 챙기는 선수는 ‘봉달이’ 이봉주. 남자마라톤에서 아시아경기를 2연패한 이봉주는 삼성과 육상연맹으로부터 2000만원씩, 40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승마도 거액의 포상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단체전 4000만원(1인당 1000만원), 개인전 2000만원. 이에 따라 개인과 단체전 마장마술에서 우승한 최준상은 3000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반면 똑같은 금메달을 따고도 손가락만 빨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하키와 펜싱은 열악한 재정 탓에 눈치만 보고 있는 상태. 7개 전 종목 석권의 진기록을 세운 정구는 선수 전원에게 공평하게 1인당 200만원씩 나눠주기로 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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