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멤버로 우승하지 못하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냐”는 게 일반적인 야구계의 정서다. 임창용 엘비라의 선발 ‘원투펀치’에 노장진이 지키는 마운드, 이승엽 마해영 등이 자리잡은 중심타선은 올해도 여전히 ‘이름값’을 해내 우승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6개월여의 대장정 끝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따낸 뒤에도 김응룡 감독을 비롯한 삼성 선수들의 얼굴이 그리 즐거워 보이지만은 않았다. 마지막 관문인 한국시리즈 우승이 남아 있기 때문. 삼성은 매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번도 우승을 거둔 적이 없다. 지난해엔 해태에서 9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엮어낸 ‘우승 제조기’ 김응룡 감독을 사령탑에 영입하고도 두산에 졌다.
사람들은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삼성이 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둬야 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잘 하면 본전, 못하면 망신’인 한국시리즈에 나서게 되는 삼성 선수들과 김응룡 감독이 올해는 지긋지긋한 필승 강박관념을 극복할 수 있을까.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