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서기2052년,인류는 여전히 슬프다 ´앞으로 50년´

  • 입력 2002년 10월 18일 16시 57분


◇앞으로 50년/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428쪽 1만7500원 생각의나무

“서기 2052년. 2000년에 태어난 즈믄둥이는 장년을 훌쩍 넘겼다. 그가 태어난 해와 비교하면 세상은 말할 수 없이 편해졌고,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즈믄둥이가 12살 되던 2012년, 우주탐사선이 화성을 왕복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화성 표면에서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한 우주탐사선의 과학자들 덕에 화성에도 원시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은하계에 지성을 가진 다른 생명체가 있다는 추론을 하게 됐다.

2022년에는 인간의 뇌가 가진 비밀을 풀 단초를 잡았다. 뇌의 연산 작용을 영상으로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것. 이제 모니터를 통해 뇌의 활동을 들여다 볼 수 있다.

2052년, ‘도시’라는 개념은 없어졌다. 인터넷이 지배하던 사이버 영역은 ‘정보 빛살’로 대체됐다. 누구나, 어디에 있던 자신만의 실시간 정보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따로 모일 필요가 없다. 한 사무실에 모여 서로 다른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처음 보는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란 박물관과 테마 파크, 그리고 쇼핑몰 뿐이다.

모든 것이 편해졌지만, 즈믄둥이는 때때로 이유없이 기운이 없어지고, 슬픔에 빠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2052년에도 우울증은 인류가 극복하지 못한 질병중의 하나다. 치료는 커녕 50년전에 비해 오히려 환자의 비율이 더 늘어났다. 2052년에도 인류는 여전히 슬프다.”

이런 모습의 삶이 실제로 일어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에 의하면 즈믄둥이는 인생에서 이런 변화를 겪을 것이다. 이 책은 25명의 과학자들이 자기 분야에서 내놓는 25가지의 ‘예측’을 통해 미래에 대한 과감한 접근을 시도한다.

전문 분야의 글을 모은 것인만큼 모든 내용이 일반 독자를 만족시킬 정도로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예측도 있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현대 과학계를 이끄는 일급 두뇌들의 견해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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