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한마디]가슴을 소중히 돌보세요

  • 입력 2002년 10월 20일 17시 13분


암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유방암 환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종종 듣는다.

환자가 수술로 ‘여성의 상징’을 잃고 난 뒤 상실감을 털어놓는 것은 필자가 여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아픔에 공감하리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특히 3년 전에 만난 한 환자는 아직 뇌리에서 맴돌고 있다. 그 환자는 아름다운 얼굴과 화려한 옷차림으로 40대라는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였다.

그는 항암치료 과정과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계속 한숨을 쉬며 눈물을 흘렸다.

유방을 절제한 환자들 대부분이 상실감을 호소하지만 이 환자는 유난히 심했다.

그의 남편은 다섯 살 연하였고 남편 때문에 자신의 나이와 외모에 남달리 신경을 써왔던 터였다. 한 쪽 유방을 잃자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없어졌다고 생각하고는 남편의 눈길과 손길 모두를 거부했다.

물론 남편의 애정은 수술 전과 다름 없었다.

몇 차례의 심리 상담과 남편을 포함한 가족의 사랑으로 서서히 안정을 찾았지만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유방을 보존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는다. 조기 유방암은 유방을 절제하지 않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이 가기 전에 여성들에게 소중한 유방을 지키자고 제언하고 싶다. 그 방법은 다름 아닌 유방암 검진이다. 20세 이상은 3년, 40세 이상은 매년 진단을 받는 것이 좋으며, 모든 여성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병원에서 가르쳐주는 유방암 자가진단을 하는 것이 좋다.

함윤희 삼성서울병원 종양전문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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