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정기예금은 안정적이긴 하지만 금리가 양에 차지 않는다. 그렇다고 실적배당상품은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아 선뜻 내키지 않는다.
높은 이자를 안정적으로 주는 상품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투자자는 은행에서 파는 후순위채권을 고려해볼 만하다.
▽안전하고…〓후순위채는 발행하는 은행이 도산했을 때 다른 채권부터 갚고 돈이 남으면 갚는다. 최악의 경우 은행이 망하면 한 푼도 못 건질 수 있다. 그래서 정기예금보다 1%포인트 정도 금리가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순위채가 인기를 끄는 것은 나름대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높아짐에 따라 은행이 파산할 확률은 극히 낮아졌다. 원금손실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발행하는 은행의 신용도 등에 따라 후순위채 수익률은 다르다. 올 상반기 발행된 은행의 후순위채 금리는 연 7.1∼7.5% 수준. 하반기 들어 실세금리가 낮아지면서 후순위채 금리도 다소 떨어졌다.
현재 신한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후순위채는 이자를 매달 꼬박꼬박 지급하는 1개월 이표채의 금리가 연 6.31%, 3개월마다 지급하는 3개월 이표채가 6.35%다. 3개월마다 이자를 원금에 합산해 복리로 계산된 이자를 만기에 한꺼번에 3개월 복리채 금리도 6.35%다. 신한은행은 10월28일까지 1000억원어치의 후순위채를 판매하고 있다. 만기는 5년3개월.
외환은행도 28일까지 2000억원의 후순위채(만기 5년3개월)를 판매하고 있는데 3개월 이표채와 복리채 금리가 연 6.5%다.
▽수익 높고…〓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후순위채는 정기예금에 비해 얼마나 이익이 될까.
여윳돈 1억원을 신한은행에서 후순위채를 매입하는 경우와 5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경우를 비교해보자.
3개월 복리채에 투자하면 연 6.35%의 이자가 3개월마다 원금에 합산되면서 수익률은 점점 높아진다. 세금을 공제하면 5년 후에 3118만1285원을 받게 된다. 5년제 정기예금(금리 연 5.54%)에 가입하면 5년 뒤에 세금을 떼고 2312만9500원을 받는다. 후순위채를 매입하면 805만1785원 이득인 셈이다.
게다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인 ‘돈 많은’ 자산가들에게는 분리 과세가 되는 것도 장점. 분리 과세를 신청하면 발행기간 5년 이상인 후순위채의 이자는 종합과세 이자로 잡히지 않아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언제 어떻게 사나〓후순위채는 은행 사정에 따라 부정기적으로 발행되므로 수시로 은행에 확인하지 않으면 구입할 때를 놓치기 십상이다. 이런 경우에는 은행 창구를 통해 ‘개인간 양도’하는 방식으로 후순위채를 사고 팔 수 있다. 사고 싶은 사람과 급하게 돈이 필요해 만기 이전에 팔고 싶은 사람은 은행에 이야기해 두거나 게시판에 내용을 올리면 된다. 매매 조건이 맞으면 ‘채권양수도 신청서’를 쓴다. 파는 사람은 해당 기간까지의 이자를 받고 사는 사람은 새 통장을 발급 받는다. 신청서 작성, 통장 회수 등의 절차는 거래하는 은행의 안내를 받는다.
올해 주요 은행의 후순위채 판매 실적 | ||||
은행 | 발행금액(억원) | 만기 | 금리(연 %) | 판매시기 |
신한 | 1000 | 5년3개월 | 1개월 이표채-6.313개월 복리채-6.35 | 10월 10∼28일 |
외환 | 2000 | 5년3개월 | 3개월 복리채-6.5 | 10월 16∼28일 |
국민 | 5000 | 5년6개월 | 3개월 복리채-6.3 | 8월30일 |
7년6개월 | 〃 -6.55 | |||
10년6개월 | 〃 -6.7 | |||
하나 | 1250 | 5년7개월 | 1개월 이표채-6.273개월 복리채-6.3 | 9월 11∼30일 |
농협 | 4000 | 5년4개월 | 1개월 이표채-6.463개월 복리채-6.65 | 9월 12∼27일 |
조흥 | 2000 | 5년9개월 | 1개월 이표채-7.153개월 복리채-7.19 | 6월 25∼28일 |
서울 | 2700 | 5년10개월 | 1개월 이표채-7.633개월 복리채-7.68 | 3월28일 |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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