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들, 가계대출 정부억제로 새 수익원 찾기 안간힘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7시 27분


국내 은행들은 ‘알짜 사업’이었던 가계대출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새 수익원을 찾기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불투명한 경기전망 때문에 기업의 자금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거의 유일한 수익원이었던 가계대출마저 정부의 억제 정책 등으로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은행들은 수수료 수입 등 비이자 수익을 늘리거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와 자영업자 등에 대한 맞춤형 대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수익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민은행은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수익증권 판매 등 비교적 높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부가서비스도 늘릴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소호)를 대상으로 대출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 15일 307개 점포에 ‘소호’ 전담팀을 두기로 했으며 조만간 1300여개 전 점포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투자금융 전담 조직으로 만든 종합금융단을 적극 활용해 투자은행 업무를 통한 수수료 수입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종합금융단은 지금까지 인수합병(M&A) 중개수수료 등 1000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덕훈 행장은 최근 “수수료 수입을 2조원 가까이 끌어올려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은 또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 연간 매출 70억원 이하의 중소기업들에 대한 영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서동면 부행장은 “중소기업 어음부도율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신설업체들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여서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한미은행은 PB영업을 강화하고 수익증권 등 제휴 투자상품 판매를 늘리기로 했다.

한미은행은 올들어 9월까지 1조1000억원의 투자상품을 판매했으며 연말까지 2조원의 판매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대출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일반 신용대출시 적용하는 대출이자율 8.75∼12.25%보다 훨씬 낮은 연 7.7%의 전문직 대출 상품을 내놓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도 16일부터 전문직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공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에 근무하는 우량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별 수익원 다각화 전략
은행전략
국민자영업자 대출시장 집중 공략수익증권 판매 등 수수료 수입 확대
우리투자은행 업무 확대
신한전문직 종사자에 대한 신용대출 등 맞춤형 상품 개발수익증권 판매, 회사채 발행 중개 비이자수익 증대
서울복권판매 확대를 통해 수수료 수입 증대 사이버외환시장 활성화를 통해 외환수수료 수입 증대
하나전문직 신용대출 확대 수익증권, 국민관광상품권 등 판매대행 수수료 수입 증대
한미수익증권 등 제휴 투자상품 판매 확대
자료:각 은행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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