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제33회 아시아청소년(20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에서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아시아축구 ‘최고의 새 별’로 떠오르고 있는 김동현(18·청구고).
그가 대구 청구중을 졸업하고 청구고에 진학했을 때인 2년 전 일이다. 변병주 감독 밑에서 축구를 할 생각에 잔뜩 마음이 부풀어 합숙소에 들어서자 변 감독은 뜻밖의 말을 했다.
“절대로 나를 닮으려 하지마라.”
스피드보다는 개인기를 많이 쓰도록 했고 슈팅과 헤딩 등 골넣는 연습만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그래도 김동현이 자꾸 자신의 플레이를 닮아가자 그를 브라질로 보내버렸다. 개인기 없이 단조로운 스피드만 가지고는 월드컵 등 큰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없다는 것을 선수 시절 절감했기 때문이었다.
브라질로 떠난 김동현은 1년간 지코 클럽에서 축구 유학을 했다. 올해 그는 급속하게 떠올랐다. 7월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된 뒤 아시아경기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절묘한 터닝슛을 터뜨리더니 브라질청소년대표팀과의 경기에서는 2골을 넣어 제오지니 브라질 감독으로부터 “뛰어난 재목”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변병주 감독은 요즘 카타르에서 날아오는 제자의 활약 소식에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변 감독은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돌파력은 내 옛 모습과 닮은 것 같다. 여기에 나에게는 없었던 개인기, 득점력까지 고루 갖추고 있는 동현이는 차세대 한국축구의 스트라이커 감”이라고 장담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