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對)이라크전 추진과 함께 중간선거전에 돌입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언사가 날로 강력해지고 있지만 ‘말실수’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다음은 이 신문이 열거한 부시 대통령의 말실수들.
부시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의 무인항공기 대대가 미국 본토 공격의 임무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정보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이라크의 무인항공기는 미국까지 도달할 능력이 없음이 밝혀졌다.
또 지난달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부의 핵무기 개발능력과 관련해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를 인용, “이라크는 6개월 만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IAEA는 이런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없음이 밝혀졌다.
지난주에는 “세관 공무원들이 방사선 추적장치를 착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면 관련 정책이 계속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1월에 그 장치를 의무 착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또 대이라크전 자금 확보와 관련한 법안을 홍보하면서 “30만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할 150만달러의 건설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정부 예측이 아니라 이 법안의 통과로 혜택을 볼 이익단체가 증거자료도 없이 제시한 것이었다.
의심이 가는 정보원을 인용해 스스로 신뢰성을 떨어뜨린 경우도 많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알 카에다와 이라크의 연계에 대한 증거로 “알 카에다 고위간부가 올해 바그다드에서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관리들은 “이 테러리스트는 현재 이라크를 벗어났으며 이라크에 있는 동안에도 후세인 정부가 그의 존재를 알았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탈출한 이라크 핵 개발 기술자의 정보라며 후세인 대통령이 98년 핵 개발 추진을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기술자는 95년 이라크를 완전히 떠났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가끔 부시 대통령이 부정확한 것은 인정하지만 약속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부시의 실수는 즉흥적으로 나왔음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우려된다”며 “민감한 정책과 전쟁을 다루는 그는 정확하게 알고 말해야 하는 특별한 의무가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부시의 말실수▼
■출처 오류:“6개월 만에 이라크의 핵무기 보유가 가능하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가 있다.”→그런 보고서는 없음.
■불분명한 과장:“이라크의 무인항공기가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
■불확실한 수치:“30만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할 150억달러의 건설계획이 있다.”→정부기관이 아닌 이익단체 등의 근거 부족한 수치.
■사실 아님:“이번 교육개혁법안이 근래에 가장 큰 폭의 교육재정지출 증가를 초래했다.”→바로 지난해 증가폭이 이번 증가폭(15.8%)보다 큰 18.5%였다.
“세관 공무원들이 방사선 추적장치 착용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이미 반대하지 않기로 결정.
■정보원 불분명:“전 이라크 핵개발 기술자가 98년에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핵개발을 명령했다고 말했다.”→이 기술자는 95년 이라크를 떠남.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