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의원 "4억달라 계좌추적 말라 李금감위장 검찰에 요구"

  • 입력 2002년 10월 23일 01시 11분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이 ‘4억달러 대북 비밀지원 의혹’과 관련해 엄낙용(嚴洛鎔) 전 산업은행 총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이 검찰에 수사 축소를 요구했다고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22일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에서 “이 위원장이 10일 대검 범죄 정보기획관인 이모 검사에게 전화해 ‘현대상선에 대한 계좌추적을 하면 사건이 어디로 튈지 모르니 단순 명예훼손 사건으로만 조사해 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검사가 ‘한광옥씨 고소사건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계좌추적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며 “이 위원장은 현 정권과 현대의 대북 뒷거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것을 우려해 축소 수사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검사는 통화에서 ‘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이 9월30일 대검 국정감사 답변에서 고발사건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계좌추적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고, 소장 검사들도 의도하지 않게 계좌추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답변에서 “대학 후배인 이 검사에게 전화를 건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 축소를 요구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 검사는 본보 기자가 집과 휴대전화로 10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한편 정 의원은 민주당 송석찬(宋錫贊) 의원이 10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부동산 투기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지시로 경찰청 특수수사과 3팀이 수집한 한 자료를 넘겨받아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보도자료를 내고 “정 의원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이며 유언비어”라고 반박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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