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IMF후 생산성 떨어져

  • 입력 2002년 10월 23일 14시 58분


외환위기 이후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이 빚은 많이 줄여 재무 건전성은 높아졌으나 생산성은 오히려 낮아지는 등 명암이 교차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KIET)이 전국 9만73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23일 발표한 '중소기업의 구조전환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5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평균 부채율은 1997년 305.48%에서 2000년 192.56%로 낮아졌다. 자기자본비율도 97년 24.06%에서 98년 27.47%, 99년 32.58%, 2000년 34.18% 등으로 높아졌다.

수출도 대기업이 98년 910억달러에서 2001년 857억달러로 액수가 줄고 비중도 68.9%에서 57.1%로 낮아졌다. 반면 중소기업은 98년 410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31.0%를 차지했으나 2001년에는 646억달러로 늘면서 비중도 42.9%까지 높아졌다.

중소기업들은 그러나 대기업에 비해 기술 자본집약적인 산업으로의 구조조정이 더뎌 대기업과 비교한 생산성은 높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생산성을 나타내는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액은 대기업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중소 기업은 97년 38.4에서 2000년 35.4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가가치율(부가가치/매출액)도 97년 28.94%에서 2000년 26.08%로 낮아졌다.

기술개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 기술개발에 나선 업체수는 97년 6911개에서 2000년 1만748개로 늘었다. 기술개발에 나선 업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율도 97년 1.32%에서 2000년 1.37%로 늘었다. 하지만 대기업 평균 1.47%보다 낮고 93년의 1.77%에도 못미쳤다.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커지고 3D업종 기피 풍조 등에 따라 생산현장의 기술인력 부족율은 97년 6.6%에서 2000년 10.6%로 늘었다.

연구원 양현봉(梁炫奉) 중소벤처기업실장은 "재무건정성 등 외환위기가 중소기업 구조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면도 있다"며 "다만 앞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인력개발과 기술력을 높이는 분야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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