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및 경기 과천, 신도시 지역 130개 아파트 단지의 시세를 조사한 결과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18일 일일이 전화로 확인했다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21일자로 보도해 달라는 요구가 붙어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국세청에서도 아파트 시세 관련 자료가 발표됐다.
일주일 단위로 서울과 수도권의 20여개 아파트 단지를 조사한 결과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각종 계약 관련 서류를 직접 점검하고 조사반이 현장에 직접 가기 때문에 ‘가격 부풀리기’ 등이 없어 비교적 정확한 데이터를 얻었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국민은행도 얼마 전 전국 아파트값을 조사한 결과를 담은 21일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역시 전국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조사는 서울 142개, 신도시 78개, 경기 기타 지역 85개 등을 포함해 모두 407개 단지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이 자료는 통계청에서 조사 방식과 분석을 승인받은 것으로 11일부터 매주 시세 조사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발표된 뒤 두번째 나온 것이었다.
한 주에 거의 유사한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가 무려 3건이나 쏟아져 나온 셈이다. 정부가 그만큼 집값 안정에 공(功)을 들이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정부 정책의 영향과 계절적인 비수기에 접어들어 가격이 떨어지는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말 정부 당국과 국민은행이 발표한 수준만큼인지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 일부에서는 정부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것 아니냐는 냉소 섞인 반응도 나온다.
직접 관장하는 업무도 아닌 쪽에 행정력을 총동원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회의도 적지 않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부동산값 안정의 중요성과 노력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주택시장을 대하는 정부 부처 당국자들이 한 번쯤 음미해 볼 말인 것 같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