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테러전쟁 천명〓인도네시아 발리섬과 필리핀에서 잇달아 발생한 테러 직후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9·11 테러 직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테러전이 핵심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 리바오둥(李保東) 국제기구 국장은 21일 대표단 회의에서 “테러리즘은 인류 공동의 적이며 상업과 무역에 대한 큰 위협”이라며 “우리가 대테러전쟁을 강화하지 못하면 이 세상에 안전한 장소는 없다”고 강조했다.
발리 테러의 최대 피해국인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도 22일 “APEC 지도자들은 매우 단호한 테러척결 의지를 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AFP통신에 따르면 APEC 사무국이 상하이 정상회담 논의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APEC 대테러전 행동보고서’는 △자금세탁 방지 등 테러단체의 자금줄 차단 △항공 및 해상보안 강화 △에너지 안보 △테러단체 인터넷 사용 차단 △세관 검색 강화 △국경 보안 강화 등 6개 분야별 행동계획을 담고 있다. 사무국은 이 보고서를 정상회담에 제출할 계획이다.
▽자유무역 증진 논의〓대테러전으로 인한 통제 강화가 자칫 APEC의 핵심목표인 역내 자유 무역 증진에 장애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싱가포르 소재 APEC 사무국의 알레한드로 데 라 페나 소장은 “APEC는 테러위협에 맞서 안보를 강화하는 한편 역내 물자와 자본, 인적 교류를 증대시키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한 소식통도 내년 9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서 앞서 관세인하 등 자유무역 촉진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 문제 논의〓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APEC에서 심도 있게 거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APEC 회의에서 아시아 각국 지도자들이 북한 핵무기 개발 계획 중단 요구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22일 미국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