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올림픽공원코트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국제남자챌린저테니스대회(총상금 7만5000달러) 남자단식 준준결승. 세계랭킹 131위인 재미교포 알렉스 김(24·한국명 김경일)이 대회 3연패를 노리던 톱시드(세계 86위)의 이형택(26·삼성증권)과 맞붙었다. 경기에 앞서 “존경하는 선수와의 대결에서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던 알렉스김은 타이틀 방어에 대한 부담에 시달린 이형택을 거세게 몰아붙여 1시간25분만에 2-0(7-5,6-4)으로 이겼다. 알렉스김은 “힘든 경기를 예상했는데 행운이 따랐다”며 “훌륭한 선수를 꺾어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신세대답게 모자의 앞뒤를 거꾸로 뒤집어쓰고 출전한 알렉스김은 1m76, 73㎏의 왜소한 신체조건을 안정된 리턴과 빠른 발로 극복하며 대어를 사냥, 7번 시드 이고르 쿠니친(러시아)과 결승진출을 다툰다. 지난해 스탠퍼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알렉스김은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공부보다 운동이 더 재미있다”며 프로 테니스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올 1월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는 세계 10위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를 꺾어 주목을 받았으며 5월 버밍엄챌린저대회에서 우승했다. 한국음식은 뭐든지 다 좋아한다는 알렉스김은 앞으로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대회에 한국대표로 나서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