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본즈와 이치로, 이승엽의 닮은점

  • 입력 2002년 10월 25일 17시 48분


▼이만수의 월드시리즈 관전기②▼

지난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거물’ 배리 본즈를 처음 만났다.

우리 팀 관계자가 나를 가리켜 ‘코리안 베이브 루스’라고 추켜세웠지만 본즈는 햐얀 이를 드러내며 씩 웃을 뿐이었다. 순간 ‘뭐 이런 친구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와 악수를 하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떡두꺼비 같은 그의 손은 포수 출신인 나로서도 경이로울 정도였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날씬했던 그는 나이가 들면서 체력훈련에 열중해 보디빌더같은 몸으로 변신했다. 근육강화제 같은 약물복용 의혹을 받고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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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소총수’들에게 보내는 박수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본즈는 또 한번 나를 놀래게 했다. 애너하임 투수들이 그렇게 고의볼넷을 남발하는데도 타격감이 흐트러지기는 커녕 방망이를 휘두를 기회만 오면 그는 어김없이 홈런이나 안타를 쳐내고 있다.

5차전 결승타도 도저히 볼넷으로 거를 수 없는 1회말 1사 1,2루에서 본즈의 2루타로 장식됐다.

본즈 스윙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30대 후반이 되면서 짧고 간결하면서도 빠른 스윙으로 바꿨다.

백스윙이 적은 대신 공을 치기 전 중심이동을 최대한 활용하고 팔로우 스윙은 크게 가져간다. 또 맨눈으로 보기엔 약간 퍼올리는 어퍼 스윙을 하고 있다.

이 스윙의 장점은 앞에서 임팩트가 이뤄질 경우 타구가 멀리 가고 조금 늦게 맞더라도 밀어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연 ‘부챗살 타구’가 나오게 된다.

우리 팀의 프랭크 토마스를 비롯, 스즈키 이치로와 삼성의 이승엽도 이 스윙을 한다. 이 스윙을 구사하기 위해선 리듬감이 좋아야 하고 빠른 스윙을 할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5차전에선 샌프란시스코의 명장 더스틴 베이커 감독도 눈길을 끌었다.

베이커감독은 선발 제이슨 쉬미트가 한 타자만 잡으면 승리투수의 요건을 채우는데도 5회초 2사후 과감하게 교체했고 결과적으로 이 결정이 팀의 승리에 직결됐다.

이만수 시카고화이트삭스 불펜코치 leemansoo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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