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도기권/경영외적 변수를 잘 읽어야

  • 입력 2002년 10월 25일 18시 19분


요즘 증권시장의 분위기가 휑하다. 주가지수가 6개월 만에 40%가량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은 투자자들대로 증권회사는 증권회사대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증권시장에만 한정된 현상은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풍랑을 만난 듯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E)의 제프리 이멜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주문했을 정도다.

이 같은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CEO도 새로운 자질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예컨대 ‘신(新)마케팅 믹서형 CEO’만이 고객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으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유형의 CEO란 전통적으로 경영 활동의 주요 요소로 꼽히는 ‘4P’(상품 가격 판매촉진 유통) 이외에 ‘새로운 P변수’까지 감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경영자를 말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P변수란 무엇인가. 제휴(Partnership) 사회참여(Participation) 선도(Pace-Making) 화합(Pacification) 기업외양(Physiognomy) 등을 의미한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이해상충이 많아지는 만큼 전통적 관점에서는 경영의 필수요소가 아니었던 이런 변수들을 잘 다룰 수 있는 CEO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CEO들은 기존 경영활동의 범주를 뛰어넘는 다양한 경영외적 변수들을 주체적으로 경영활동 범위 안으로 끌어들여 다스려야 하는 필요성에 직면하고 있다.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지휘하고자 하는 요즘 경영자라면 말이다.

무엇보다 제휴는 경영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여러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전략적으로 제휴하고 적절히 사회의 공익에 기여해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면 시장 내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제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 침체된 경영실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사회참여는 기업의 본원적 책무다. 시장의 구성요소들과의 유기적 관계는 공존할 수 있는 연결고리다.

이를 위해 개인이나 법인고객과의 정례적인 만남을 주선하고 이 속에서 심도있는 논의들이 제시된다면 이는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고객들의 기업감시는 경영활동에 자극제가 된다.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상품을 만들기 전에 고객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제품을 판매한 뒤에는 고객에 애프터서비스로 다가간다면 고객의 마음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시장의 목소리를 정확히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인 만큼 남보다 한 발 앞설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명료하게 기업의 비전을 제시하면 주주가 기업활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CEO가 의사결정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시장을 선도하는 일에도 앞장서야 한다. 실물경제의 중심에 선 이상 효율적이며 경제성에 입각한 시장선도 노력 역시 이 시대 마케팅 활동의 주요 구성요소가 된다.

또 하나의 마케팅 믹서요소인 경쟁기업과의 화합도 중요하다. 화합은 시장을 구성하는 주체들간의 불협화음을 조절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동종업계와의 화합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경쟁업체와의 원만한 관계는 친숙한 기업이미지도 만들어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이 같은 ‘새로운 P변수’를 마케팅 요소의 범주 속에 포함시키고 구성요소별 융합을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면 바람직한 기업외양과 지속적 발전을 담보할 경영 에너지인 저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도기권 굿모닝신한증권 사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