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황영성씨(61·조선대 미대 교수)의 작품을 보면 이 한마디가 떠오른다.
지난 해 조선대 부총장을 지내기도 했던 그에게는 늘 ‘호남 화단의 대부’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그의 몸은 광주를 떠난 적이 없지만 그의 시선은 늘 세계를 향해 열려 있다. 이는 그가 다루는 주제나 표현기법에서 잘 드러난다.
그가 지난 30여년 동안 몰두해 온 주제는 ‘가족’. 80년대 후반까지는 남도 마을과 주변 사람을 주로 그렸으나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지로 세계 문화 여행을 거치면서 지구촌 가족도(家族圖)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확대는 보편성을 의미한다. 온갖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캔버스에 표현하는 이미지도 최대한 단순화시키는 것도 그 때문.
실리콘을 이어 붙여 가로 세로를 같은 간격으로 규칙 있게 배열해 반복한 격자(格子·grid)를 이용한 화면은 비행기 창을 통해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세상 같은 느낌을 준다. 공중에서 보던 호남평화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31일까지 박영덕 화랑(02-544-8481)에서 ‘가족 이야기’(family story)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갖고 12월5일∼내년 1월말 미국 뉴욕 파슨스 스쿨 갤러리에서 ‘회화와 패션’을 주제로 한 초대전도 갖는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