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흰 돌’인 이 바위 덕분에 일산신도시에는 백석동(白石洞)이란 지명이 생겼고 아파트 단지의 이름 중에는 ‘흰돌마을’도 생겨났다.
백석초등학교, 백석중학교, 백석고등학교, 백석역 등 근방의 학교와 전철역 이름도 ‘백석(白石)’을 따 지어졌다.
서울에서 오다보면 일산신도시의 첫머리인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 백석공원에 자리잡고 있는 이 바위들은 가장 큰 것이 둘레 3m가량이다. 변성암의 일종인 편마암으로 멀리서 봐도 한눈에 흰색이 선명하다.
조금씩 바위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자녀에게 일산의 옛 역사를 가르쳐 주려는 주민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90년대 일산신도시가 개발될 때 사라질 뻔했지만 당시 주민들은 ‘영험한 바위를 훼손하면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해 바위가 있던 곳을 작은 공원으로 만들어 보존하게 됐다.
주민들의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영험’의 내용은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인이 이 돌을 정성껏 문지르면 태기가 생긴다는 것. 그런 탓인지 ‘흰 돌’의 귀퉁이들은 다소 닳은 듯 반질반질하다.
주민들이 이 돌의 영험함을 믿게 된 것은 오래 전에 한강에 대홍수가 나 고양지역까지 침수됐을 때 한강에서 이 바위들이 밀려와 자리를 잡은 이후 동네에 질병과 재앙이 사라지고 큰 장터가 생겨 마을이 번성하게 됐기 때문이란 것.
개발 이전 흰 돌 부근에 살던 주민들은 지금도 매년 봄이면 이 바위 앞에서 제를 올리며 주민의 건강과 마을의 번영을 기원하고 있다. 또 3년마다 한번씩 치러지는 도당굿도 지금까지 그 명맥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고양시 정동일 문화재전문위원(37)은 “실제 큰 장터가 번성했었고 마을에 큰 재앙이나 질병이 없어 주민들이 바위의 영험함을 믿어온 것 같다”며 “일산의 옛 모습을 알게 해주는 좋은 문화재”라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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