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김종국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

  • 입력 2002년 10월 27일 18시 49분


사진제공 KBO 홈페이지
사진제공 KBO 홈페이지
“틱∼.”

기아 김종국이 때려낸 공의 타구음은 둔탁하게 들렸다. 빗맞은 공은 힘없이 외야쪽으로 날아갔지만 코스가 절묘했다. 높은 포물선을 그린 볼이 떨어진 곳은 유격수와 좌익수 아무도 잡을 수 없는 지점. LG 좌익수 박용택이 필사적으로 달려가 슬라이딩 캐치했으나 공은 무인지경에 똑 떨어졌다.

빗맞은 끝내기 안타. 3시간49분의 팽팽한 접전을 마감한 장면치곤 허무했으나 그래도 안타는 안타였다. 1루측 기아 더그아웃 선수들과 응원단은 벌떡 일어서며 환호했고 광주구장엔 축포가 터졌다.

기아가 2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5-4로 승리, 1승1패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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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인상적인 승부. 2-1로 한점차로 앞선 기아는 8회말 이종범과 김종국이 연속타자 홈런을 날렸다. 경기흐름상이라면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는 쐐기포가 되어야 분명한 상황.

끈질긴 LG는 9회 19세의 기아 마무리 김진우가 흔들리는 사이 추격전을 펼쳤다. 1사 1,2루에서 1차전의 히어로 최동수가 1타점짜리 2루타를 날렸고 고의 볼넷으로 잡은 만루찬스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스퀴즈 번트로 기어코 4-4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갔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기아편. 연장 10회 1사 만루찬스를 놓친 기아는 11회말 1사 2루에서 LG 투수 최원호의 실수로 기회를 잡았다. 초구를 던질 때 공이 손가락에서 빠지지 않아 홈플레이트로 뿌리지 못한 것. 당연히 투수 보크로 1사 3루.

연속 볼넷으로 만루가 된뒤 이종범이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으나 김종국이 행운의 적시타를 날렸다.

기아는 비록 이기긴 했지만 김진우가 2경기 연속 마무리에 실패해 큰 고민을 안게 됐다.

한편 26일 열린 1차전에선 준플레이오프 MVP인 최동수가 연장 11회 터뜨린 결승 3점홈런 포함, 홈런 2개로 4타점을 올리는 대활약을 펼쳐 LG가 6-2로 이겼다.

광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기아 김성한감독=포스트 시즌 1승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린 선수들이 지나친 긴장으로 평소 실력도 다 발휘하지 못했다. 심적 부담으로 이틀 연속 구원에 실패한 신인 김진우에게 계속 마무리를 맡길 수 없을 것 같으며 선발 또는 중간 계투로 돌릴 것을 검토하겠다. 선수들에게 큰 경기 경험을 쌓게 하려고 연장에서 특별한 작전을 지시하지 않았다.

▽LG 김성근감독=수비 위치를 잘못 잡은 감독의 실수가 패인이었다. 바람을 의식해 외야수 위치를 조정해 줬는데 결과적으로 나빴으며 1회 선제점을 내주고 11회 결승점을 빼앗기는 원인을 제공했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플레이오프다운 좋은 경기를 했다. 투수진을 풀로 가동하는 인해전술을 폈는데 그게 바로 우리팀 컬러다. 앞으로도 계속 접전을 펼칠 것 같다.

▽플레이오프 1차전(LG 1승·연장 11회)
LG 100 001 000…4 6
기아 100 000 001…2 4
"이동현(10회·1승) #김진우(9회·1패) $신동주(2회·1호·기아) 최동수(6회·1호,11회3점·2호·LG)

광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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