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석]"패배만큼 더욱 아프다"

  • 입력 2002년 10월 28일 13시 55분


지난 2001시즌 애리조나와 뉴욕의 월드시리즈.

애리조나의 마무리 김병현은 4,5차전 9회말 2사후 동점 홈런을 허용하며 마운드에서 주저 앉아 얼굴을 감싸며 분을 삼키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할 것이다.

월드시리즈처럼 큰 경기에서 그것도 1점차의 급박한 경기상황에 나와서 팀의 승패를 책임져야 하는 마무리 투수들의 심정을 충분히 엿볼수 있는 모습이였다.

2002시즌 한국프로야구 기아와 LG의 플레이오프에도 마무리 투수들의 수난이 계속 되고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 고졸신인 기아의 김진우가 2대2 동점인 9회, 마운드에 올라 2.2이닝동안 홈런등 4안타 4실점하며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김진우는 신인으로서 플레이오프 첫 경험과 시즌중 선발로 뛰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급박한 상황의 등판에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LG의 마무리 이상훈도 1차전 썩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2대1로 앞선 7회말 2사에 나와 8회까지 깔금한 모습을 보이다 9회에 결국 동점 홈런을 맞으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2차전에서도 양팀의 마무리 투수 얼굴만 바뀌었지 마무리 투수의 수난은 계속 되었다.

10년 연속 10승과 올 시즌 통산 2000이닝 투구가 말해주듯 백전노장의 기아 이강철은 경험을 무색케 했다.

4대1로 앞선 9회초 무사 1루 상황에 올라 3점을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프로경력 7년차의 LG 최원호도 4대4 동점인 11회 마운드에 올라 볼넷 3개를 연이어 내주며 역전타를 허용하며 팀에 패배를 안겼다.

올시즌 갓 데뷔한 겁없는 신인과 일본, 미국야구를 두루 경험하고 수년간 프로야구를 경험한 백전노장이라도 팀의 승리를 지켜야하는 상황에 모습을 드러냈을때는 똑같은 인간에 불구했다.

1구, 1구에 승패가 왔다갔다하는데다 1승,1승이 중요한 단기전 승부의 플레이오프라는 특수성이 더해지면서 심리적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정신력의 싸움이라는 야구경기의 특성이 그대로 들어난 좋은 한판 승부였다.

누가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내일이 없는 단기전 플레이오프에서 단기전 승부에서의 1구, 1패의 아픔은 곧 패배를 의미하거늘.

2002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마무리 투수들은 많이 맞고 패배한뒤 성숙보다는 패배의 아픔으로 아픔이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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