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가에서 다음 네오위즈 옥션 등 인터넷 회사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의 주가는 29일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최근 열흘 동안 급등세를 보였다. 관심의 초점은 이들의 주가 상승이 29일 새로 코스닥에 등록한 NHN 덕분이냐는 점. 인터넷 우량기업인 NHN의 코스닥 등록을 계기로 동종업체가 단기 테마를 이뤄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NHN 등록이 경쟁업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확신하기 어려운데다 설혹 효과가 있더라도 크기를 예측하기 어려워 이를 투자지표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라이벌 효과?〓NHN은 인터넷기업으로는 드물게 올해 예상 순이익 200억원을 바라보는 초우량 기업. 게임 사이트 한게임과 검색 사이트 네이버가 매출의 두 기둥을 이룬다.
문제는 공교롭게도 NHN이 공모주청약을 시작한 지난주부터 다음 네오위즈 옥션 등 인터넷 기업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 이때부터 증권가에서는 이를 ‘NHN 효과’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타났다.
올해 7월 한샘이 상장할 때 사무가구 업체 퍼시스의 주가가 10% 가까이 오른 것이나 지난해 안철수연구소가 등록할 때 보안업체 주가가 급등한 것이 비슷한 사례로 거론됐다.
▽오히려 악재가 될 수도〓그러나 라이벌 업체가 증시에 등록하는데 왜 기존 업체의 주가가 오르는지를 설명하는 논리는 약한 편. “아무래도 우량기업이 새로 진입하면 그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애매한 예상만 있을 뿐이다.
물론 NHN이 코스닥에 등록한다고 경쟁업체의 실적이 좋아질 이유는 없다. NHN 등록이 경쟁업체 주가 상승의 실질적인 계기가 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부증권 장영수 기업분석팀장은 “최근 다음 등의 주가 상승은 이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수익구조를 찾으면서 실적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지 NHN 등록 덕분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거꾸로 NHN 등록이 다음 등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NHN은 등록 첫날인 29일 상한가(4만4000원)로 장을 마쳤다. 이 주가를 기준으로 NHN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계산하면 약 16배가 나온다. 그런데 다음의 PER는 올해 예상수익(60억원)을 기준으로 할 때 무려 76배다.
대한투자신탁증권 박래신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비교할 회사가 없어 다음의 높은 주가가 용인됐지만 NHN이 비교 기준으로 자리잡으면 ‘다음의 지금 주가는 비싼 것 아니냐’는 심리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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