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감기 진료비가 평균치와 크게 차이나는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등 동네의원 34곳을 대상으로 실사를 벌여 진료비를 허위 또는 부당 청구한 4곳을 고발하고 15곳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서울 S의원은 단순 감기 환자의 84.5%를 증세가 심한 ‘급성 세기관지염’으로, 대구 S의원은 96.4%를 ‘급성 편도선염’으로 바꿔 진료비를 청구했다.
특히 서울 S의원은 가벼운 감기 환자에게 항생제 ‘오플록사신’을 처방하고 이 내용을 컴퓨터에 기록하면 단순 감기보다 증세가 심한 병명이 자동으로 입력되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환자 1명당 평균 1만7000원 수준인 진료비를 3만1900원으로 신청했다는 것.
초기 감기 환자가 ‘급성 세기관지염’ ‘만성 기관지염’ ‘혼합성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 여러 가지 질병을 모두 갖고 있는 것처럼 부풀리는 사례도 확인됐다.
제주 H내과의 경우 감기 환자의 87.1%에게 주사제를, 54.9%에게 항생제를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동네의원의 감기 진료비는 환자 1명당 8623∼4만2143원으로 큰 차이가 났다.
한편 시민단체인 건강연대가 8월 서울시내 동네의원 131곳과 병원 68곳을 대상으로 ‘의약분업 이후 병의원 의료 행태’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의 병의원이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찾아온 환자에게 주사제를 맞도록 권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병원의 24%가량은 여전히 신용카드를 이용한 진료비 납부를 거부했다.
조사에 따르면 병원의 54.4%, 동네의원의 63.4%가 가벼운 감기 환자에게 주사제를 권유하고 처방했다.
건강연대측은 “동네의원의 주사제 처방이 지난해 52.7%에서 10%포인트가량 늘었는데 이는 지난해 8월 약사법 개정으로 주사제가 의약분업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자에게 재진을 권유하는 의원은 22.1%로 지난해의 13.8%보다 늘어났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