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으로 가득찬 미지의 세계에서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는 경영자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어떤 기업가는 사업을 깜깜한 밤에 달랑 손전등 하나 들고 길을 찾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어떻게든 불확실성을 줄이면서 사업의 성공확률을 높이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은 이같은 경영자들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수 년 이상 경영해온 기존 사업과 처음 시작하는 신규 사업 중에서 어떤 사업이 더 불확실성이 적은지 또는 성공가능성이 높은지 질문을 던진다. 당연히 기존 사업은 이미 많은 시행 착오를 거쳤고 경험도 축적되었기 때문에 신규 사업보다 불확실성이 적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은 기존 사업에 집중하기 보다는 불확실한 신규 사업으로 확장하다가 낭패를 본다. 따라서 경영자는 신규 사업으로의 진출을 검토하기 전에 이미 경험을 통해 ‘감을 잡고’ 있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이나 잠재력, 성장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핵심사업’이라는 개념을 강조한다. 핵심사업이란 성장이라는 사명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현재 모습 또는 장래에 되고자 하는 모습의 본질을 규정하는 제품, 능력, 고객, 경로, 지역의 집합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예컨대 코카콜라, 델컴퓨터, 나이키, 스타벅스, 질레트 등의 기업들은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을 통해 지속적인 고성장을 달성하였다. 결국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 핵심 사업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핵심 사업의 성장잠재력은 얼마나 되는지를 냉철히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인 셈이다.
책에서 지적하는 또다른 경영자들의 오류는, 현재 성과가 좋은 사업 단위일수록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 가장 잘되고 있는 사업의 성과를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오히려 성과가 부진한 사업 단위에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저자는 소니나 인텔의 예를 들면서 충성 고객 확보나 유통망에 대한 투자, 제품 차별화 등을 통해 성과가 높은 핵심 사업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유용한 전략임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책이 신규 사업으로의 다각화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핵심 사업과 밀접하게 관련된 인접 영역으로의 확장을 권유하고 있다. 디즈니는 만화영화라는 강력한 핵심 사업을 기반으로 놀이 공원, 출판, 음반, TV, 홈비디오 사업 등 인접 영역에서 강력한 사업군을 구축했다.
어찌 보면, 상식적이면서도 그동안 확장에만 열을 올렸던 우리나라 경영자들이 간과했던 부분들을 콕콕 찌르는 주장들이야 말로 이 책이 주는 진짜 매력이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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