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장 마감까지 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는 모두 36건의 공정공시가 신고됐다.
언론이나 애널리스트에게 제공된 투자 정보가 즉각 공개되는가 하면 월별 매출액, 향후 예상 실적, 사업계획 등 종전에는 공시되지 않던 주제들에 대한 자발적 공시가 잇따랐다.
공시 형식도 자유로워져 코스닥에선 ‘빈칸 메우기’식이 아닌 ‘서술형’을 채택한 기업이 많았다. 일반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 이날 거래소의 전자공시시스템 조회 건수가 평소보다 15% 늘었다.
문제점도 일부 나타났다. 3년 뒤 원자재 가격 예측치를 근거로 2005년 실적 예상치를 내놓거나 신제품 발매 사실을 장황하게 나열하는 홍보성 공시가 더러 눈에 띄었다. 공정공시 요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인지 정정 공시도 많았다.
또 거래소에 신고된 공정공시가 금융감독원의 통합공시시스템에 전달되지 않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시 관련 전산시스템을 내년에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공시제 도입으로 투자정보로서 공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공시 활용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공시의 양이 훨씬 많아지는 점을 감안해 관심종목을 압축한 뒤 해당 종목의 공시정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지금까지는 확정된 사항만 의무적으로 공시했으나 이젠 실적 예상치 및 추정치까지 자발적으로 공시하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정원구 증권거래소 상장공시부장은 “예상치나 추정치는 틀려도 면책이 되는 점을 악용해 기업들이 실적 예상치를 부풀려 공시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