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회의(懷疑)’ 속에서 상승한다고 한다.
주가가 바닥에서 10∼15% 오르면 다시 떨어지기 전에 팔아 이익을 챙기자는 차익·경계매물이 나와 오름세가 꺾이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런 공방전이 되풀이되면 본격적인 상승세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주가를 끌어올릴 호재와 주가상승을 막는 악재가 힘 겨루기를 하는 과정에서 공황 수준으로 악화됐던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안정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670 선에서 공방을 펼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안정되고 있어 ‘깔닥고개’인 670 선을 넘으면 700 선도 돌파할 수 있다는 긍정론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고 있어 670 선에서 다시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신중론이 아직은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종합주가 700 넘을 수 있을까〓국내외 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700 선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부에서 나온다. 한가람투자자문 박경민 사장은 “DDR D램 가격상승으로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680 선에서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나 700 선 돌파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병익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이 6일 금리를 인하하면 경기부양에 나선다는 것을 의미하며 한국은행도 7일 콜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제유가까지 안정되면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업체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불확실성으로 600∼700 박스권 예상〓미-이라크 전쟁 가능성, 미국의 소비 둔화, 대선을 앞둔 정책 불투명 등 불확실성이 많아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국은투자신탁운용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은 “경기가 언제 어디까지 나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제외적 불투명성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종합주가가 680∼700의 매물벽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도 “증시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의해 급등락하고 있어 예측하기 어렵다”며 “경기가 어렵다는 오래된 악재를 투자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심리가 증시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리가 좋아지면 700 선을 뛰어넘을 수 있지만 악화하면 500 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
▽극심한 양극화에 대비〓SK증권 박용선 종로지점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 외에는 손해를 보고 있다”며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자신감이 강해질 때까지 현금화하는 거액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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