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단일화를 위하여’라는 주장이지만 그렇다고 탈당 의원들이 단일대오를 이룰 것 같지도 않다. 벌써부터 후보단일화파니, 중부권 신당파니, 한나라당 입당파니, 정몽준 추대파니 하며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이들의 전도 또한 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것만 밝히고 따뜻한 곳만 기웃거리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언제든지 낯빛과 말투를 고치고 바꿀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그리고 오늘 ‘국민통합 21’이라는 신당이 창당되고 정몽준 의원이 대통령후보로 공식 추대된다. 그러나 신당이라는 게 당장은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도 갖추지 못한 수준의 정당으로 대선을 불과 40여일 앞두고 급조된 ‘가설 정당’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앞으로 5년간 국정을 떠맡겠다고 나섰으니 이들이 유권자를 이렇게 경시해도 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 와중에 정체성이 다르다며 정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를 완강하게 거부하던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반(反)이회창’ 세력의 단일화 압력을 거역할 수 없다며 입장을 바꿨다. 정 의원측도 협의에는 일단 응할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양쪽 모두 서로 수용하기 곤란한 조건을 내걸어 단일화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교한 집권 플랜을 제시하기에도 한참 늦은 시점인데 언제까지 이렇게 밀고 당기기만 계속할 것인가. 하다 안 되면 나중에 ‘얼굴’만 보고 투표하라는 모양인데, 그런 것이야말로 정말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짓이다. 탈당 신당 단일화 등등 정치판 돌아가는 것이 너무 어지러워 대선을 외면하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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