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클릭]삼성전자-외국인 눈치 언제까지

2000년 7월 중순 37만원 하던 삼성전자 주가가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3개월만에 13만원대로 폭락한 적이 있다.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셀 코리아(Sell Korea)를 시작했다”는 말까지 떠돌았다.

그런데 꼼꼼히 살펴보면 당시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팔지 않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3개월만에 3분의 1로 폭락하는 동안 외국인은 보유비중을 단 3% 줄였을 뿐이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선임연구위원은 이렇게 회고한다. “외국인이 당시 셀 코리아를 했느냐? 천만의 말씀이다. 외국인이 3%만 팔아도 반도막이 나는 게 한국 증시의 현주소다. 외국인이 진짜 작정하고 셀 코리아를 했다면 한국은 제2의 경제위기를 맞았을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거래소 전체의 5분의 1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사들이니 한국 증시가 활황을 맞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활황이 ‘진짜 활황’인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언제까지 삼성전자와 외국인만 쳐다보는 증시가 계속될지 답답해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