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한국시리즈? 왼손 시리즈!

  • 입력 2002년 11월 7일 16시 26분



‘왼손이 사느냐, 죽느냐가 열쇠.’

삼성과 LG의 한국시리즈 최대 화두는 바로 왼손이다. 1,2,3차전을 통해 왼손투수가 왼손타자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렸기 때문.

1,3차전에선 삼성 왼손투수들의 완벽한 승리. 1차전 선발 엘비라는 8과 3분의1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LG 타선을 침묵시켰다. 이 경기에서 엘비라가 LG의 왼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것은 이병규가 유일했다.

6일의 3차전 선발은 왼손 전병호. 모두의 예상을 뒤엎케 하는 ‘깜짝선발’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병호는 올 정규시즌에서 선발로 나간 게 세차례에 불과한 중간계투요원. 게다가 LG전 상대성적은 승패없이 평균자책 7.36에 달했다.

아무도 전병호를 3차전 선발로 예상하지 않았지만 김응룡감독은 LG의 주포인 이병규 박용택 김재현을 막는 게 승부의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과감히 그를 투입했다. 김감독은 “만약 안 좋으면 1회에라도 강판시킬 작정이었다”고 했지만 전병호는 4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냈다. 1,3차전에선 삼성 왼손타자인 강동우까지 종횡무진 활약해 두차례의 팀승리를 이끌어냈다.

반면 2차전은 LG 왼손의 힘을 보여준 경기. LG는 이병규가 결승타점을 날리고 왼손 소방수 이상훈이 2이닝을 3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 경기에서 삼성은 좌타자 트리오인 박한이 강동우 이승엽이 철저히 봉쇄당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좌타자는 왼손투수에 약하다는 게 정설. 메이저리그에서도 좌타자가 등장할 때 왼손투수의 투입은 일반화 돼 있다.

LG의 좌타라인이 왼손에 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삼성 김응룡감독은 남은 경기에서도 좌완들을 집중투입할 계획. 엘비라 전병호 외에 오상민과 강영식 등 모든 좌완들을 고비마다 등판시켜 LG타선을 봉쇄할 구상을 하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