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김수녕이 꼴찌?

  • 입력 2002년 11월 11일 17시 48분


‘꼴찌 신궁?’

김수녕(31·예천군청)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90년대 신궁으로까지 불렸던 한국여자양궁의 최고수, 올림픽에서만 4개의 금메달을 땄던 세계최고의 명궁이 바로 그다.

그런 김수녕이 제주 전국체전에서 꼴찌를 했다. 11일 함덕중학교에서 끝난 여자일반부 개인전 예선에서 출전선수 46명 가운데 최하위에 그친 것.

70,60,50,30m등 4거리를 쏘는 개인전에서 1위인 박미경(전북도청)의 기록은 1346점, 반면 김수녕의 기록은 단 9점이다. 전성기 때 김수녕이 쏘았던 1368점은 아직도 세계선수권대회 최고기록.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김수녕은 단 3발만 쏘고 경기를 포기했다. 지금 그는 목 디스크로 활을 들기조차 어려울 정도. 그런데도 굳이 이번 체전에 출전했던 것은 팀의 엔트리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각 시도 양궁팀의 최소 엔트리는 3명. 문제는 부상중인 김수녕을 제외하면 경북 여자일반부 대표인 예천군청의 선수가 단 2명뿐인데서 비롯됐다. 김수녕이 출전하지 않으면 다른 선수까지 단체전은 물론 개인전 마저 출전할 수 없는 마당이라 출전만 하고 바로 기권하는 편법을 택하게 된 것. 소속팀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워 아픈 몸을 이끌고 출전한 김수녕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신궁을 이처럼 부끄럽게 만드는 한국 양궁의 풍토가 안타깝기만 하다.

제주〓체전취재반

△스포츠레저부〓권순일차장대우 이원홍기자

△사회1부〓임재영기자

△사진부〓전영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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