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동사무소에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으러 간 적이 있다. 오전 10시경 직원들이 창구 앞에 7명 정도 앉아 있었다. 먼저 온 민원인 2명과 함께 기다리고 있는데 담당 여직원은 소설책만 읽고 있었다. 필자가 참다못해 여직원에게 “이곳은 주민등록등본을 발급 안하나요?”라고 물었더니 그제야 읽던 책을 덮어놓고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등본을 출력해 주었다. 민원인이 있는데도 책만 읽던 여직원도 문제지만 다른 직원들도 농담에 여념이 없었다.민원인이 기다리고 있다면 서로 어떻게 왔느냐고 물어야할 텐데 모두들 사적인 일에 정신이 없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사무실 곳곳에 ‘민원인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라고 써 놓은 팻말은 구호에 그친 헛말 아닌가. 일부 공무원들이 정권 말기라고 너나없이 나태해진 것 같아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