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수영장이 하루 아침에 문을 닫아 운동할 곳을 잃은 최모씨(41·회사원·계양구 계산 3동)의 푸념이다.
최씨는 “동네 수영장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바람에 올해 초 다른 수영장으로 옮겼는데 또 다시 문을 닫아 이젠 수영을 포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인천시내 실내 수영장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휴업을 하거나 업종을 바꾸는 사례가 크게 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운영 실태〓현재 인천지역에서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실내 수영장은 20여개. 이 가운데 흑자를 내는 수영장은 1, 2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회원이 1000명에 달했던 S수영장이 휴업했으며 최근 B수영장(회원 1800명)도 목욕탕으로 업종을 바꾸기 위해 실내 공사에 들어갔다.
이달 말을 끝으로 실내 골프연습장을 업종을 바꾸는 연수구 연수동 Y스포츠 월드 수영장도 적자를 이기지 못했다.
98년t당 1200원이던 수영장의 수도요금은 올해 t당 1890원로 58% 가량 올랐다. 또 수영장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은 사치성이 있다는 이유로 특별소비세가 붙는다. 대중 목욕탕의 수도요금은 t당 980원인데 반해 수영장 물은 2배 수준으로 비싼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실내 수영장들이 문을 닫거나 업주가 자주 바뀌면서 서비스의 질도 떨어져 이용객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10년째 수영장에 다니는 박옥자씨(45·연수구 동춘동)는 “이용하는 수영장이 문을 닫을 예정이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지만 원하는 시간대는 정원이 차 걱정이다”고 말했다.
▽대책은〓인천지역의 수영 인구는 3만여명으로 해마다 200∼500명씩 늘고 있는 추세다. 학교 수영장으로는 유일하게 동인천고에 있지만 인천 시내 중고교생들이 체육시간의 연장으로 번갈아 가며 이용해 일반인의 이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천시 수영연맹은 수영장이 부족해 수영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잠재적 수영 인구가 5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인천시가 직접 운영하는 시립 수영장의 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 수영연맹 김성호 전무(51)는 “몇 년 안에 지을 예정인 시립 수영장의 건립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며 “시에서 위탁받아 수영장을 운영하는 기관도 수익에만 치우치지 말고 시민에 대한 서비스 개선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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