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강력부(조영곤·曺永昆 부장검사)는 “7월 24일 ‘칠성파 조직원들이 영화 친구의 제작사 등을 협박해 거액을 갈취했다’는 내용의 진정서가 접수돼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친구’의 영화제작사와 투자배급사가 곽 감독에게 각각 2억원과 3억원을 지불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중 2억5000만원이 칠성파의 실질적인 두목 K씨(46)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에 대해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곽 감독이 다음주 중 검찰에 나오겠다고 변호사를 통해 밝혀옴에 따라 곽 감독을 상대로 폭력조직에 돈을 지급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곽 감독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시나리오를 제공한 친구 J씨(전 칠성파 행동대장)에게 고맙다는 차원에서 보너스로 받은 금액 중 2억5000만원을 전달했다”며 “그 친구는 영화에 나온 것처럼 살인교사 혐의로 6년째 복역 중이어서 가족들이 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곽 감독은 또 “친구의 부인에게 2억5000만원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친구가 ‘믿을 수 있는 형님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해 그렇게 했다”며 “선의의 차원에서 전달한 돈을 받은 사람이 조폭이라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곽 감독의 주장을 그대로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곽 감독과 돈을 받은 사람을 조사한 뒤 사건처리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영화 ‘친구’는 1993년 7월 부산에서 곽 감독의 친구인 전 칠성파 행동대장 J씨가 조직원들을 시켜 당시 이권 다툼을 벌이던 신20세기파 행동대장 정모씨를 살해한 사건을 소재로 한 것으로 지난해 3월 개봉 이후 한국 영화 사상 최다관객 동원 기록과 함께 200억원대의 흥행 수입을 올려 화제를 낳았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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