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 재원은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 또는 자산재평가적립금)이나 이익잉여금(매년 나오는 이익을 쌓아둔 것).
무상증자를 하면 자본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 수치가 줄어들고 그만큼 자본금 수치가 커진다. 새 돈은 들어오지 않은 채 다만 대차대조표라는 회계문서의 자본항목(자본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 안에서만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고려제강의 경우 과거에 산 자산의 장부가격을 시가로 조정하는 자산재평가로 생긴 장부상 이익(재평가적립금)을 자본금으로 넣으면서 그 금액만큼 보통주를 새로 발행해 나눠준다(①∼⑤).
무상증자를 받고 싶은 사람은 신주배정기준일 2영업일 전인 2002년 12월30일까지 이 회사 주식을 사면 된다(③).
주당 0.1491795주를 나눠주므로 주식이 똑 떨어지게 배분되지 않는다. 1주에 못 미치는 몫은 상장 첫날 종가를 기준으로 주주들의 계좌에 현금으로 넣어준다(⑨).
본래 무상증자를 하더라도 주주 입장에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주식 수가 늘어나지만 권리락(權利落)을 통해 주가가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에 보유 주식의 값어치는 종전과 같다.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무상증자를 하더라도 그만큼 배당 가능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주들에겐 이로울 게 없다.
새로 들어온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질 수 있는 유상증자와 달리 무상증자는 펀더멘털상 변화를 낳지 못한다. 이래서 전문가들은 ‘무상증자는 조삼모사(朝三暮四)’라고 한다.
그런데도 무상증자를 하는 것은 경험상 권리락 이후 주가가 갑자기 싸지면 ‘사자’세가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세장에서는 며칠 지나지 않아 증자 이전의 주가 수준을 회복하기도 한다. 주주들도 ‘무상증자는 공짜’라고 생각하고 강력히 요구한다. 하지만 이런 심리적 착시효과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고려제강 무상증자 결의▼
①신주의 종류와 수:기명식 보통주
97만3604주
②주당 발행가액:1000원
③신주 배정 기준 일시:2003년 1월 1일
④신주배정비율:주당 0.1491795
⑤신주의 재원:재평가적립금 1249억
2348만8413원
⑥배당기산일:2003년 1월 1일
⑦신주권교부예정일:2003년 1월 21일
⑧상장예정일:2003년 1월 15일
⑨단주 처리방법:상장초일 종가 현금지급
이철용기자 lc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